[스포테이너즈=고초록 기자] 대한민국 U-17 여자배구 대표팀의 차세대 장신 세터 이서인(선명여고)이 2026 국제배구연맹(FIVB) 17세 이하(U-17) 여자 세계배구선수권대회(칠레) 6위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고 귀국했다.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이서인은 “세계선수권 6위라는 성적이 아쉽기도 하지만 값진 결실이라 만족한다”며 환한 미소로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이서인은 유려한 볼 배급과 날카로운 속공 활용으로 대표팀의 공격을 다채롭게 지휘했다. 지난해 U-16 대표팀 시절 특정 공격수에게 의존했던 이른바 ‘몰빵 배구’라는 지적을 털어내기 위해 절치부심한 결과다. 이서인은 “U-16 때는 손서연에게 공격 비중이 쏠려 아쉬움이 컸다. 이번 U-17에서는 다양한 공격수를 고루 살리는 볼 배급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센터진과의 호흡에 대해 “연습 때부터 속공수들에게 공의 타이밍과 높이가 어땠는지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맞췄다”고 전했다.
178cm의 왼손잡이 세터라는 독보적인 피지컬 역시 세계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높은 타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빠른 토스와 기습적인 패스 페인트는 상대 블로커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이서인은 “높은 타점에서 나가는 빠른 볼 스피드 덕분에 상대 미들블로커들이 쉽게 따라붙지 못하는 것이 내 강점”이라며 “찬스 볼 상황에서는 무조건 공격수에게 원 블록을 만들어주겠다는 각오로 올렸다”고 강조했다.
코트 안에서 번뜩이는 배구 센스는 코트 밖에서도 이어졌다. 이번 대회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대표팀 특유의 서브 세리머니와 단체 세리머니의 90%가 이서인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이서인은 “매일 팀 미팅이 끝날 때마다 다 같이 세리머니를 어떻게 맞출지 정했다”며 직접 동작을 재현해 보이기도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큰 키가 콤플렉스여서 배구를 시작했다는 이서인은 태권도를 좋아했던 소녀에서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책임질 특급 유망주로 성장했다. 롤모델로는 현대건설 김다인을 비롯해 세계적인 세터 세키타 마사히로(일본)와 앙투안 브리자르(프랑스)를 꼽으며 틀에 갇히지 않은 창의적인 플레이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서인은 “이번 대회 기간 강용석 코치 선생님께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며 “앞으로 경기가 끝났을 때 동료들과 팬들에게 ‘오늘 세터 덕분에 이겼다’는 평가를 받는 믿음직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다부진 포부를 남겼다.
촬영/편집 : 고초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