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테이너즈=고초록 기자] 한국 여자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이 4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매치업의 열세를 뒤집은 박주봉 감독의 변칙 전술과 선수들의 투혼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앞서 대표팀은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린 '2026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3-1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입국장 인터뷰에서 박주봉 감독은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번 결승전이 결코 쉽지 않은 승부였음을 털어놓았다. 박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안세영 선수를 제외하면 중국과의 매치업이 모두 밀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척 힘든 시합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우승의 첫 번째 원동력으로는 역시 '에이스' 안세영의 활약이 꼽혔다. 1경기 단식 주자로 나선 안세영은 라이벌 왕즈이를 완벽한 경기력으로 제압하며 기선을 꽉 잡았다. 박 감독은 "안세영 선수가 대회 내내 전승을 거두며 팀에 엄청난 안정감을 줬다. 부담감이 컸을 첫 포인트를 확실하게 따주면서 팀 전체가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칭찬했다.
박 감독이 꼽은 결승전의 가장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는 김가은의 2경기 단식 승리였다. 김가은은 도쿄 올림픽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천위페이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박 감독은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김가은 선수의 기량이 한층 올라왔다. 천위페이를 완벽하게 이겨준 것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가장 큰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도 빛을 발했다. 중국의 막강한 복식조를 상대하기 위해 기존의 파트너를 해체하고 새로운 조합을 내세우는 변칙 기용을 감행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원래 페어대로 나서지 않고 파트너를 바꿔 기용한 것이 중국을 무너뜨리는 데 주효했다. 덕분에 마지막 5경기까지 가지 않고 3-1로 경기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감독은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을 향한 각오도 다졌다. 그는 "이번 패배로 중국이 단단히 준비하고 나올 것이다. 우리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의 전력을 다시 한번 파악한 만큼,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