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레슬링은 끝나지 않는 드라마”…한호극이 지켜온 27년의 기록


    • [스포테이너즈=고초록 기자] 1999년 고등학생이 만든 프로레슬링 팬 사이트가 27년의 시간을 지나 기록과 소통의 공간으로 남았다. 레슬매니아닷넷 한호극 대표가 그 시작과 변화, 한국 프로레슬링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스포테이너즈 유튜브 채널에 팟캐스트 형식으로 공개된 이번 인터뷰는 인백호 VJ가 질문을 맡았다.

      한 대표는 초등학생 시절 형과 함께 AFKN에서 WWF를 보며 헐크 호건과 얼티밋 워리어에 빠졌다고 회상했다. 1998년 무렵에는 애티튜드 시대와 트리플 H에 다시 매료됐다. 그는 프로레슬링을 "끝나지 않는 드라마"에 비유했다.

      1999년 '트리플 H의 레슬매니아'라는 팬 사이트를 개설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당시 해외 기사를 번역하고 비디오테이프를 반복해 보며 경기 결과를 정리했다.

      군 복무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운영진 정광훈 씨의 제안으로 2006년 4월 재개장했다. 2012년에는 레슬매니아닷넷으로 이름과 주소를 정비했다. 한 대표는 지금도 운영진과 회원들이 함께 뉴스를 올리는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3년 프로레슬링 소식을 정식 매체 형식으로 전하는 레슬미디어넷을 시작했다. 이후 '레디투럼블' 팟캐스트에서 국내 선수와 관계자를 인터뷰했고, 2020년대에는 영상 채널 '레닷튜브'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AI도 번역 초안과 문장 정리에 활용하지만 선수 이름, 기술명, 이야기의 맥락만큼은 직접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잊지 못할 순간으로는 2012년 레슬매니아 28의 트리플 H와 언더테이커 경기를 꼽았다. 숀 마이클스가 특별심판으로 참여한 경기에서 한 시대가 마무리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반면 1999년 오웬 하트의 사망 사고는 가장 충격적인 소식으로 기억했다. 팬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느낀 슬픔도 털어놓았다.

      팬 활동은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2009년 쇼핑몰을 시작해 티셔츠와 피규어, 챔피언 벨트 등을 취급하고 있다. 어린 시절 상품을 구매했던 팬이 성인이 되어 다시 찾아온 순간을 보람찬 기억으로 꼽았다.

      가장 아끼는 수집품으로는 WWF '윙드 이글' 챔피언 벨트를 소개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선수들이 착용했던 벨트로, 당시의 추억이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오랜 운영에는 어려움도 따랐다. WWE 방송 일정에 맞춰 리포트를 작성하는 동시에 쇼핑몰 주문과 배송을 처리해야 했다. 과거 수술을 받고 입원했을 때조차 병실에서 리포트를 작성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국내 프로레슬링에 대해서는 PWS의 해외 선수 초청과 팬층 확대, WWA의 새로운 흥행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동시에 "한 번 경기를 보러 온 분들이 다음에도 찾아오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이야기와 경기 일정을 꾸준히 알리고, 젊은 선수를 육성할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999년부터 자료를 CD에 백업해 왔다는 한 대표는 오래된 기록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소박했다. "한동안 프로레슬링을 안 보다가 다시 관심이 생겼을 때, '여기는 아직 있네' 하고 편하게 돌아올 수 있는 곳"으로 남는 것이다.

      영상 취재/편집: 고초록 기자
      인터뷰어: 인백호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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