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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A 'FAR EAST MOVEMENT 4' / 제공: 대한프로레슬링연맹 |
[스포테이너즈=고초록 기자] 지난 24일, 경기도 김포시 WWA 오피셜 짐에서 열린 'FAR EAST MOVEMENT 4'는 각종 반전의 연속과 세련된 스토리라인으로 흥미를 더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명품 경기들이 이어지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 [비공식 다크매치] 정용준 vs 조경호
대회 시작 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비공식 오프닝 매치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참가자로 출연한 정용준의 등장으로 시작됐다. 그는 동요 ‘둥글게 둥글게’에 맞춰 춤을 추며 어린이 팬들과 교감하며 등장했고, 그의 상대는 다름 아닌 WWA 극동 헤비급 챔피언이자 ROK 크루의 수장 조경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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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의 목을 조이는 조경호 |
정용준은 지난 3월에도 조경호와 다크매치에서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경기 도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콘셉트의 시합에서 조경호가 규칙을 무시하고 정용준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며 경기가 무효 처리된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 복수전을 노린 정용준은 초반부터 밀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반 스파인버스터로 반격을 성공시키며 관중의 환호를 끌어냈다. 그러나 조경호는 탑 로프 미사일 드롭킥과 전갈 굳히기(샤프슈터) 콤비네이션으로 결국 항복을 받아내며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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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호의 탑 로프 미사일 드롭킥 |
경기 종료 후에도 조경호는 샤프슈터를 풀지 않고 정용준을 괴롭혔고, 이를 제지하던 신임 박영민 심판은 조경호가 뿌린 ‘레드 미스트’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다. 이어 조경호는 정용준에게 악수를 청하며 스포츠맨십을 보이는 듯 했지만, 이내 그를 엘보우 연타로 공격하며 악당으로서의 본색을 드러냈다. 이어 얼마전 타계한 하드코어 레전드 레슬러 사부(SABU)의 퍼포먼스를 추모의 의미를 담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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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사부(SABU)의 시그니쳐를 따라하며 추모하는 조경호 |
■ 개막 세리머니 및 오프닝 퍼포먼스
공식 대회는 WWA의 간판 미녀 링 아나운서 한주혜의 사회로 화려하게 시작됐다. 전국 무용 콩쿨 대상 수상자 이예은의 스트릿댄스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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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 이예은의 축하 공연 퍼포먼스 |
■ 제 1경기: 엉클 파리 vs 다크 로키 (이 경기 부터 임기영 국제심판이 주심)
마스크맨들의 일대일 대결. 다크 로키가 먼저 입장한 후, 엉클 파리가 등장하며 팬들에게 자신의 포토카드를 선물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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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파리야!' 탑 로프 파리 스플래시! |
엉클 파리는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시야를 교란하며 유쾌한 변칙 기술을 구사했으나, ‘올드스쿨’ 시도 중 실패하며 다크 로키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로키는 링 밖으로 엉클 파리를 끌어내 관중들과의 인터랙션을 유도했지만, 경기 막판 반격에 나선 엉클 파리가 파리 스플래시로 마무리 핀폴을 따내며 승리를 거뒀다.
■ 제 2경기: 릴 섭지 오픈 챌린지 - 릴 섭지 vs 타우킴(AKW)
'후방 주의' 릴 섭지가 던진 오픈 챌린지를 수락한 이는 AKW 소속의 강력한 체격을 자랑하는 타우킴. 초반부터 압박을 가한 타우킴은 릴 섭지를 구석에 몰며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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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킴의 피니시 '잭 해머' 작렬의 순간 |
그러나 릴 섭지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똥침’ 공격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으나, 타우킴은 곧이어 크로스라인으로 응수하며 흐름을 되찾았다. 결국 타우킴은 강력한 피니시 무브 ‘잭해머’로 릴 섭지를 제압하고 핀폴승을 챙겼다.
■ 제 3경기: 김민호 vs 한태윤
이 경기는 단순한 맞대결이 아니었다. 한태윤은 지난 대회에서 제이지 리를 배신하고 ROK에 합류한 후, 전 챔피언 김민호를 향해 도발을 이어왔다. 이번 경기는 그 도발에 대한 응답이었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으나, 한태윤이 링 밖 난투를 유도하며 점차 흐름을 가져왔다. 김민호도 만만치 않게 반격했으나, 갑작스럽게 최두억이 철제의자를 들고 난입하며 경기는 혼전 양상으로 전환되었다. 이어 대만에서 원정을 온 하카(HAKKA)가 김민호를 돕기 위해 등장했고, 결국 경기는 김민호의 DQ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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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하카 vs 한태윤, 최두억' 즉석에서 성사된 태그팀 매치 |
격분한 김민호는 즉석에서 ROK에게 태그팀 매치를 제안했고, 메인 이벤트로 즉시 편성되었다.
■ 인터미션 및 축하공연
휴식 시간 동안 뮤지컬 배우 최유경과 아역 배우 이유이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최유경은 뮤지컬 "위키드"의 넘버 ‘Popular’를 유쾌하게 소화하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고, 이어 이유이는 "애니"의 대표곡 ‘Tomorrow’를 맑은 목소리로 열창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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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최유경(좌측), 아역 배우 이유이(우측) 축하 무대 |
■ 제 4경기: WWA 극동 헤비급 챔피언십 1차 방어전 - 조경호 (챔피언) vs 구스타프 (도전자)
조경호의 1차 타이틀 방어전은 AKW 소속의 파워하우스 구스타프와의 일전이었다. 양측은 기술과 체력 모두 뛰어난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었고, 경기 중반 타우킴의 등장으로 구스타프가 집중력을 잃는 사이, 조경호는 스완턴밤을 두 선수에게 동시 날리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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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밖으로 날리는 조경호의 '장외 스완턴 밤' |
이후 링으로 복귀한 조경호는 슬라이딩 D와 탑로프 문설트 콤보로 깔끔한 핀폴을 따내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 메인 이벤트: 스페셜 태그팀 매치 - 김민호 & 하카(대만) vs 최두억 & 한태윤 (이상 ROK)
최두억과 한태윤이 먼저 링에 올랐고, 이어 등장한 김민호와 하카는 등장하자마자 기습공격을 받으며 경기가 스트리트 파이트처럼 과열되었다. 장외 경기 중 하카와 김민호가 협공을 시도했지만 한태윤의 회피와 반격으로 팀워크에 혼선이 생기며 ROK가 주도권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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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밖은 아수라장 |
결국 마지막 혼전 상황에서 김민호는 자신의 피니시 무브 ‘봄이여 오라’를 한태윤에게 적중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 대회 종료 후 충격 반전
승리를 거둔 김민호, 하카. 경기 직후 조경호가 올라와 ROK와 함께 그들을 공격했다. 이에 홍상진 대표는 링에 뛰어들어와 이를 저지한다. 링이 정리된 뒤 홍상진 대표는 김민호, 하카와 함께 승리 세레머니를 펼쳤지만, 그 순간 김민호가 돌연 변심해 홍 대표를 기습 공격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의자를 걷어차고 홀연히 떠나는 김민호를 뒤로한 채, 홍상진 대표는 “쟨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라며 당황한 표정으로 링을 떠났다.
이번 'FAR EAST MOVEMENT 4'는 치밀한 이야기 구성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 그리고 예상치 못한 전개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WWA의 다음 스토리가 어디로 향할지,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